"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" (눅 9:23-24)
'자기를 부인하라', '십자가를 지라'고 하면 얼른 생각나는 것은 희생, 죽어지내는 것 등입니다.
'자기 부인'에 대한 오해는 그 원인이 간단합니다. 자기를 부인하는 목적을 상대방에 대한 희생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.
'자기를 부인하라'고 했을 때, 보통 '상대방이 아무리 잘못해도 네가 참아라, 용서해라',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 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죄와 육신을 용납하여 그 죄와 육신에 오히려 문을 여는 꼴이 되곤 합니다.
자기 부인의 대상은 오직 하나, 하나님의 말씀입니다. 하나님 말씀을 대상으로 한, 제대로 된 자기 부인을 하지 않으면 ‘거짓 자기 부인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. '그리스도인이니까, 내가 참아야지...'하면서 자기 육신의 힘으로 자기 부인을 하려니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.
자기(self)를 부인한다는 것은 육신(십자가에서 죽은 나의 옛 사람), 곧 내 안에 하나님의 말씀과 다른 모든 것을 부인한다는 뜻입니다. 부인한다는 것은 혐의를 부인하듯이, ‘그것은 안 된다’, ‘잘못됐다’고 거절하고 아예 내 생각이나 내 삶 속에 그런 것들을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.
이 과정은 '자기'라는 늪 속에 빠져 있을수록 불가능해 보이고 왜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. 반면 올바른 이유로 자기를 부인하다 보면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고 얼른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나를 가득 채우고 싶은 소망을 갖게 됩니다.
오늘 내가 부인해야 하는 자기(self, 자아, 육신)는 무엇인지 성령님께 여쭤보고 알려주시는 것이 있으면 그 부분을 부인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 보면 좋겠습니다.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진짜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아는 지식입니다.
자아(self)와 육신은 진짜 내가 아니고 사실 이미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혔기 때문에 부인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(롬 6:6).
진정한 의미의 자기 부인(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)은 하나님 말씀에 "말씀은 그렇지만....". 하면서 "그래도..." 붙들고 살아온 내 방법과 계획 그리고 내가 의지하는 어떤 것, 그것을 내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나를 채우는 것입니다.
이렇게 참 자아를 알아 거짓 자아를 부인하는 것이 각자의 십자가를 경험하는 순간이고, 그때 우리는 진정으로 주님을 따를 수가 있습니다. |